개나리



 

옛날 인도에 새를 좋아하는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예쁜 새란 새는 모두 사들여서 궁전 안은 마치 새의 천국 같았습니다. 공주는 새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 보내는 것을 낙으로 삼았습니다. 공주가 새를 좋아하니까 신하들은 공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예쁜 새를 구하느라 바빴습니다. 공주의 마음에 드는 새를 바친 사람은 출세하였습니다. 신하들은 백성을 보살피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 하면 공주에게 예쁜 새를 구해다 바칠 수 있을까?'만 궁리했습니다. 신하들이 이 꼴이니 나라 살림이 잘 될 턱이 없었습니다. 백성들은 가난에 찌들어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쳇! 차라리 새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공주에게는 아주 아름다운 새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주가 갖고 있는 어떤 새도 이 새장에 어울릴 만큼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공주는 이 새장에 어울릴 만큼 아름다운 새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만약에 그런 새를 갖게 된다면 공주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새를 다 날려 줄 생각이었습니다.

공주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곧 온 나라 안에 퍼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 늙은이가 손에 예쁜새를 들고 공주를 찾아왔습니다.
늙은이는 그 새를 공주 앞에 내밀었습니다. "공주님, 이 새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이 아름다운 새입니다. 이 새가 마음에 드십니까?"
그 새를 보는 순간, 공주는 너무 기쁜 나머지 손뼉을 치면서 말했습니다. "그래, 이런 새야. 내가 여태까지 찾던 새는 바로 이런 새라구."
공주는 늙은이로부터 새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새를 새장 안에 넣었습니다. "자, 너희들은 이제 필요없어. 너희들 가고 싶은 데로 날아가거라!"
공주는 다른 새들을 모두 날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새의 색깔이 점점 변하고 울음 소리도 이상해졌습니다. "아, 그래. 목욕을 시켜 보자. 그럼 다시 처음처럼 예뻐질 거야. 자, 목욕을 하자꾸나." 공주는 새의 몸을 물로 깨끗이 씻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목욕을 끝내고 보니 흉측한 까마귀가 아니겠습니까. "어머나, 세상에. 까마귀라니, 이럴 수가!" 공주는 자신이 속은 것을 깨닫고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 늙은이는 까마귀의 몸에 예쁜 물감칠을 해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너무 속이 상한 공주는 화병으로 드러누웠습니다. 공주는 병을 앓다가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공주의 넋은 가지를 뻗어 금빛 장식이 달린 새장과 닮은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이 꽃이 바로 '개나리'입니다.

길가, 언덕, 울타리에 쏟아질 듯이 다닥다닥 피었다가 언제 지는지 모르게 져버리는 '개나리'는 화려한 인도 공주를 닮은 것 같습니다.